중국&중국인

"설 되면 중국인 끝없이 와, 당연히 문 열어야죠"

니하오92 2012. 1. 27. 08:40

"설 되면 중국인 끝없이 와, 당연히 문 열어야죠"
[2012-01-25, 11:32:24] 온바오    

춘절 특수로 中 관광객 몰려
명동·남대문·동대문 상인들 "평소보다 2배 이상 찾아와 한 무더기씩 사가요"
중국어 잘하는 점원 늘리고 중국인 취향에 맞게 진열도…백화점·특급호텔까지 대목

"이 근처는 설 연휴에 쉬는 집 없어요. 중국 손님이 얼마나 몰려오는데요."

서울 중구 남대문시장에서 가방 판매점을 하는 이모(56)씨는 재작년부터 설 연휴에도 정상 영업을 한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음력 1월 1일) 연휴(22~28일)를 맞아 한국 관광에 나선 유커(游客·중국인 관광객)들이 몰려드는 대목 중의 대목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20일 "중국인 관광객은 가방을 한꺼번에 10개씩 사가기도 한다"면서 "시장 사람들은 설 연휴를 춘절 대목이라고 바꿔 부른다"고 말했다.

동대문시장 일대 대형 쇼핑몰들도 아침부터 붐빈다. 동대문의 한 쇼핑몰 관계자는 "중국 관광객들은 숫자도 많고, 손이 커서 최고의 고객"이라며 "이번 설에도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 명동의 한 대형 의류 매장 매니저 김모(33)씨는 "평소보다 2배 가까이 중국인 손님이 몰리는 데다, 한 번에 100만~200만원씩 사가기도 하기 때문에 매장 전시를 아예 중국인들 취향으로 해뒀다"고 말했다. 매장 입구에는 '중국어 가능'이라는 안내문을 붙였다.

시내의 한 대형 백화점은 20일부터 중국어로 된 춘절 환영 인사를 매장 전 출입문과 외벽, 주변 가로등에 현수막으로 설치하고 중국어 통역 인원을 보강하는 등 춘절을 겨냥한 대대적인 판촉에 들어갔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이번 춘절 연휴 기간 중국에서는 관광객이 약 4만5000여명 몰려올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3만3118명)보다 30% 이상 늘어나는 것이다. 중국뿐 아니라 같은 음력설을 지내는 대만과 베트남에서 들어오는 관광객도 평소보다 늘어나 5만명 이상이 한국에서 연휴를 즐길 것으로 보인다.

강남 일대 성형외과들도 춘절에 몰리는 중국인 고객들을 맞느라 바쁘다. 서울 신사동의 D성형외과는 중국어를 하는 상담 직원을 2명이나 두고 있지만, 쉴 새 없이 밀려드는 문의 전화에 정신이 없을 정도다. 병원 관계자는 "한 달에 6~7건이었던 중국인 성형수술이 춘절 기간에는 일주일에 6~7건으로 늘어난다"고 했다.

▲ 요즘 서울 시내 상인들에겐 설보다 춘절(春節)이 대목이다. 20일 서울 중구 명동 상가도 춘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뉴시스

▲ 요즘 서울 시내 상인들에겐 설보다 춘절(春節)이 대목이다. 20일 서울 중구 명동 상가도 춘절 연휴를 맞아 한국을 찾은 중국인들로 북적였다. /뉴시스

 
설 연휴면 썰렁했던 서울 시내 숙박 시설도 중국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평소 수준의 예약률을 보일 정도다. 단체 관광객이 즐겨 찾는 서울 시내 특2급 호텔들은 예약이 이미 꽉 찼을 정도다. 서울 중구의 한 호텔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투숙객이 40%나 늘었다. 이 호텔은 중국인들이 고급스러운 식재료로 여기는 말린 해삼과 바닷가재 등을 이용한 1인당 15만원짜리 신년 메뉴도 준비했다.

명동의 한 음식점은 춘절 연휴에 중국어를 할 줄 아는 종업원 2명을 모두 출근시키기로 했다. 종업원 김모(여·45)씨는 "춘절 때면 몰려드는 중국 손님들로 정신이 쏙 빠질 정도"라고 말했다.

춘절 덕분에 때 아닌 특수를 누리는 상품도 있다. 서양란인 심비디움은 황금빛 화사한 색깔에 오래 시들지 않아 춘절 선물용으로 중국인이 많이 구입한다. 최근 한 달간 충남 서산과 태안 등의 재배 농가에서 팔려나간 물량만 24만 포기에 달한다. 중국 현지 가격보다 2배 정도 높은 포기당 3만5000∼4만원에 달하지만 한국산은 품질이 좋아 없어서 못 팔 정도다. 충남 태안에서 심비디움 농원을 하는 심모(54)씨는 "중국 관료들 사이에서 '춘절에 심비디움 못 받으면 좌천될 조짐이 있는 것'이란 말이 있을 정도로 중국인들은 심비디움을 좋아한다"고 말했다. [기사제공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