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은 지금

버블 예측 권위자 "중국 버블을 주목하라"

니하오92 2012. 4. 24. 08:54

버블 예측 권위자 "중국 버블을 주목하라"
[2012-04-23, 00:33:59] 온바오   조회수:716

"최근 3년 중국경제 삐딱한 길로… 좋았던 기업들도 부동산 투기"
톱 이코노미스트 앤디 시에 박사의 '세계 경제 진단'


▲ 앤디 시에 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올 들어 세계 각국에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각국 정부는 그저 돈을 찍어 해결하려는 통화정책만 고수하고 있다”며“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않은 한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룸버그

▲ 앤디 시에 박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올 들어 세계 각국에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현상
이 나타나고 있는데도 각국 정부는 그저 돈을 찍어 해결하려는 통화정책만 고수하고 있다”
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지 않은 한 위기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 블룸버그

세계 각국에서 이미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부터 앞으로 10년 동안 스태그플레이션이 전 세계를 휩쓸 것이다. 중국과 미국이 동시에 스태그플레이션에 돌입하면 다른 나라들도 방법이 없다. 새 성장동력 없이 화폐 정책만으로는 이를 극복할 수 없을 것이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정확하게 예견한 '버블(bubble· 거품) 예측'의 세계적 권위자인 앤디 시에(謝國忠·52) 박사가 이달 12일 Weekly BIZ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린 진단이다. "버블 예측에 관한 한 거의 한 번도 틀린 적이 없다"고 말하는 그는 1999년에 IT닷컴 붐이 버블이라는 리서치 보고서를 냈고, 2003년 이후 수많은 보고서에서 줄곧 미국 부동산 시장이 버블 상태라고 분석했다.

올봄 현재 글로벌 경제에서 새로운 버블이 터질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은 어디일까? 그는 중국을 지목했다.

"2004년부터 중국 정부가 '생산'에서 '투기(投機)'로 정책 전환을 했다. 이 때문에 중국 부동산과 주식 시장에 거대한 거품이 현재 폭발 직전에 있다. 중국의 부동산 버블은 바로 올해 붕괴될 수도 있다." 그의 이런 관측은 부동산 거품은 충분히 통제할 만한 수준이라고 주장하는 중국 정부의 공식 시각과 완전히 반대된다.

시에 박사는 또 "중국 정·관계에 정실(情實) 인사가 만연해 있어 국가가 효율적으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 정부의 정책을 자유롭게 비판해도 별다른 규제가 없지만, 중국 공무원들과 얘기하면 겉으로 알아듣는 척하면서도 실행은 되지 않는 먹통 구조이다"고 했다.

그는 또 "미국이 앞으로 상당기간 초강대국 지위를 유지할 것이지만 만약 몰락한다면 내부 문제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은 국민들의 비만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생산력 제고가 불가능할 것이다. 미국인들은 지금보다 적게 먹을 필요가 있다."

시에 박사는 "일본은 정치 시스템이 바뀌지 않는 한 경제가 살아날 수 없고, 인도의 성장 전망은 과장된 것"이라고 단언했다.

부정적인 경제 전망을 자주 내놓는 '비관주의자'로 분류되는 시에 박사는 정작 본인에 대한 이런 평가를 부정했다. "문제를 연구한 다음 옳거나 그르다는 결론을 얻는 데 집중할 뿐이지 한 번도 낙관이나 비관을 얘기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달 12일 낮 상하이(上海) 시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초고층 건물인 푸둥(浦東)의 88층짜리 진마오(金茂) 빌딩에서 만난 앤디 시에 박사는 20여개의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명쾌한 논리와 확신으로 속사포처럼 답했다. "중국인은 사안을 분석할 때 '인성(人性)' 측면도 보지만, 서구인들은 이를 생략하고 봐 정확한 중국 이해에 실패한다"고 말하는 그에게는 서구 학자들보다 자신이 중국을 훨씬 잘 파악하고 있다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시에 박사는 주로 비관적 예측만 한다는 세간의 평가는 오해라고 했다. "1997~98년에 아시아 외환위기 발생을 예상한 후 1999년에는 시황이 반전될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아시아 관련 주식을 사라고 했는데 아무도 이 사실은 기억하지 않는다. 사람들이 희극을 보고 나면 돌아서서 잊어버리고 스릴러물을 보고 나면 잊어버리지 않는 것과 같다." 그는 한 시간여 진행된 인터뷰에서 중국과 미국·일본·인도 경제 상황을 쾌도난마(快刀亂麻)처럼 풀었다.

◇"중국 내수 활성화하려면 세금 깎아야"

―올해 세계경제의 거품이 꺼져 2008년 경제위기보다 더 심각한 충격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나는 2006년에 2007년 금융위기와 2008년 경제위기를 예측했다. 당시 내가 본 것은 미국 부동산의 거품 붕괴였다. 이 위기가 나타난 후 나는 전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상승)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유는 각국 정부가 이 문제를 구조적 변화를 모색하지 않고 화폐정책으로만 해결하려 했기 때문이다. 새 성장동력을 찾지 않고 화폐정책으로 대응해 전 세계에 통화팽창을 불러왔다. 미국 금융위기 후 나타난 것은 유럽 국채위기였다. 미국은 2008년과 2009년에, 유럽은 2010년과 2011년에, 중국은 2011년에 경기 하락 양상이 나타났다. 일본도 전체적으로 경제하락세가 시작됐다."

―향후 10년간 스태그플레이션이 세계를 휩쓸 것인가?

"이미 그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융위기가 경제위기로, 다시 정치위기로 변했다. 문제 해결이 안 되자 각국 정부가 그저 돈을 찍어 통화팽창을 촉발했다. 유럽은 돈을 적게 쓰고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정공법으로 나가야 한다. "

―중국 경제 전망은 어떤가.

"중국인들이 아주 열심히 일하기 때문에 큰 흐름은 좋다. 다만 증시는 비관적이다. 중국은 투자와 생산력이 과잉 상태다. 기업의 이익이 좋을 수가 없다. 사람들은 경제가 좋으면 증시도 좋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최근 중국 경제는 잘못됐다고 지적하지 않았나?

"그렇다. 최근 3년간 전체 중국경제는 삐딱한 길로 가고 있다. 문제는 경제성장의 속도가 아니라 발전방향이다. 과거에 좋았던 중국 기업들도 지금 부동산 투기를 하고 있다. 이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중국인의 최대 결점은 두 가지인데, 부패와 투기다. 특히 2008년 이후 중국에 부패와 투기가 압도적이 됐다. 문제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수한 구미 경제학자들이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전망했다가 많이 틀렸다. 이유는 무엇인가?

"외국인들은 중국인의 부지런하고 절약하는 품성을 잘 모른다. GM과 폭스콘의 중국 생산력은 모국보다 더 높다. 누가 이런 고생을 감내하겠나? 중국인밖에 없다. 외국인들은 이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외국인들은 중국의 WTO(세계무역기구) 가입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도 모른다. 최근 10년간 중국의 발전은 WTO 가입 덕분이다. 중국이 자신의 장점을 발휘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당신은 과거에도 중국경제 예측을 여러 번 했다. 틀린 예측은 없었나?

"나는 2004년 4월에 중국에 통화팽창이 올 것이라고 예측하고 거시조정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처음엔 거시조정을 하는가 했는데 그해 9월에 거시조정을 하지 않기로 했음을 알았다. 이때 중국 체제가 변했다는 것을 알았다. 현재 중국의 경제정책은 이익을 위해 움직인다. '생산'에서 '투기(投機)'로 전환했다. 중국정부는 1990년대에 악성부채에 물린 은행을 살리는 데 거액을 사용했다. 나는 그런 길을 걷지 않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중국은 다시 잘못된 길을 가고 있다."

―중국이 위안화절상 압력 같은 외부 압력을 해소하려면 미국 기업들을 중국 증시에 상장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 정부의 입장은 어떤가?

"계속 미루고 있다. 현재 시황이 좋지 않은데 외국 회사들이 상장하면 시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생각이다. 왜냐하면 좋은 주식을 사는 사람이 많아지면 시황이 좋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상하이증시가 국제반을 개설한 것은 상하이 금융센터 건설은 물론 중국인의 국제경쟁력 강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길게 봐서 외국 기업들은 중국 기업이 된다. 상하이에서 성장해 세계적인 기업이 된 HSBC처럼."

―중국 정부는 내수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지지부진한데 방법이 없나?

"내수는 투자와 소비를 포함한다. 투자는 이미 과다한데 소비가 부족하다. 소비가 적은 이유는 소득과 관계가 있다. 중국의 저축률은 30%에 달해 일본의 고속성장 때와 비슷하다. 중국 정부가 진정 소비를 일으키려면 가장 먼저 세금을 깎아줘야 한다. 중국경제가 수출 위주에서 내수 위주로 전환하려면 감세가 필수적이다."

―당신은 중국정부가 국민에게 더 큰 자주권을 준다면 15년 내에 중국이 미국을 능가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어떤 자주권을 말하는가.

"현재 중국의 자금은 몽땅 국유기업한테 가고 민영기업은 주변으로 밀려나 있다. 이것은 아주 심각한 문제다. 또 국가의 자원이 정부 수중에 집중돼 있는데 이것도 아주 큰 문제다. 국가와 국유기업이 뒤로 물러서고, 민간부문이 나서야 한다. 이렇게 해야만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 중국은 시장경제를 하기에 아주 적절한 나라다. 중국인은 유럽인과 달리 강한 집단의식이 없다. 미국인과 비슷하다. 정부가 한걸음 뒤로 물러설 수 있다면 중국경제는 아주 잘 발전할 것이다."

 ◇"일본 엔화 환율 高평가 돼 순식간에 30% 넘게 폭락할 수 있다"

―일본 엔화가치가 조만간 폭락할 것이며 이 때문에 한국과 중국의 기업들과 금융시스템이 무너질 수 있다고 최근 예측했는데.

"엔화가치는 한순간에 30~35% 떨어질 수 있다. 1996년 아시아 금융위기 때도 엔화 하락이 도화선이었다. 엔화 하락은 아시아 경제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일본은 경제와 공업 상황이 좋지 않고, 기업은 적자를 보고 있고, 환율은 엄청나게 높다. 이런 현상은 지속될 수 없다. 엔화 환율이 너무 높다. "

―일본 경제의 추락이 정치제도 때문이라고 했는데, 어떤 해결책이 가능한가.

"일본 정치체제는 경쟁력이 없다. 인재를 등용할 때, 능력 있는 사람보다 자기가 좋아하는 사람, 즉 자기보다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을 주로 써왔다. 이렇게 몇 대를 내려오면 어떻게 되겠는가. 일본의 정치인들은 이미 여러 대를 이렇게 내려왔다. 지금 중국도 마찬가지다. 문화혁명 후 1978년에 대학 입시가 부활됐을 때, 당시 인재 발탁은 완전히 공평했다. 극소수였던 대학 졸업생은 진짜 엘리트였다. 이 사람들이 정부와 국유기업에 들어가 일했다. 하지만 지금은 말 잘 듣고 성실한 후배만 발탁한다. 일본과 중국이 서로 닮은 점은 '아무도 결정하지 않고 아무도 결정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본뿐 아니라 유럽도 위기 아닌가?

"일본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려 하지 않고 외국 유학을 가려 하지 않는다. 외교관들도 외국에 안 가려 한다. 국내에 있는 게 편하다고 생각하고 국내의 안일한 생활에 만족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일본의 경쟁자인 독일은 노동력 시장을 개혁하고 공업 구조를 아주 크게 개혁했다. 발전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많은 공업을 포기하고 유한한 자원을 생산력이 높은 곳에 투입했다. 일본은 그러지 않았고 아주 수구적이다."

―미국이 초강대국의 지위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이 많은데.

"미국 국내 문제를 봐야 한다. 핵심적인 것은 일부 극소수가 특출한 경쟁력을 갖고 있을 뿐 대다수 미국민들의 경쟁력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 의료문제는 심각하다. 미국민의 3분의 1은 비만이고, 3분의 1은 과체중이며, 나머지 3분의 1만이 정상 체중이다. 로마제국 사례를 보듯, 초강대국은 내부 문제로 무너진다. 미국에서 소득이 높은 사람은 금융인들과 변호사들인데 모두 가치를 창조하는 사람들이 아니다. 중국과 미국의 성공 여부는 내부 개혁에 달려 있다."

―인도가 앞으로 브릭스 국가 가운데 가장 무력한 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이는 인도가 2050년쯤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거라는 전문가들의 예측과 너무 다르다.

"인도는 영국에 100여년 통치를 받았는데 왜 아직도 발전을 못하는가. 중국의 연해지방은 서방시스템을 도입한 후 왜 그렇게 폭발적으로 성장했는가. 중국의 발전 비결은 투자다. 인도에 많은 외국 핫머니가 들어오면 뭐하나. 모두 투자가 아니라 소비용으로 대출돼 써버리는 구조이다."

―한국은 중국과 어떻게 경제협력을 해야 할까.

"한국이 중국 시장을 잘 활용해야 한다. 중국은 매우 포용성 있는 시장이다. 한국 상품이 들어오면 일부 배타적인 국가처럼 '이건 일본 상품 아니니 안 사겠다'고 하지 않는다. 단, 한국 상품은 대만 제품 등과 다르게 차별화해야 한다."

―한국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한 방법으로 '초과이익공유제'라는 개념이 논란이 되고 있다.

"시장경제는 잔혹한 것이다. 곤경에 처한 수많은 중소기업들을 외부에서 도울 수 있을지 모르지만, 단기간만 가능하며 영원히 도울 수는 없다."

▶앤디 시에(謝國忠·셰궈중) 박사

▲출생 : 1962년 중국 상하이(上海)

▲학력 : 상하이 퉁지(同濟)대학 도로건설학과 졸업, 미국 MIT대 토목공학 석사·경제학 박사

▲경력 : 1990년 세계은행 입사, 싱가포르 맥쿼리 증권 등 근무, 1997년 모건스탠리 아시아·태평양 본부 수석 이코노미스트, 2006년 모건스탠리 사임 후 독립 이코노미스트 겸 메이쿠이스 자문회사 총재

▲수상 : ‘기관 투자가(Institutional Investor)’誌 선정 ‘최고 이코노미스트’(2001~2006년 6년 연속) ‘중국 주식시장 20년 역사상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상’ 수상(2010년)

▲저서 : ‘더블 딥’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중국경제 대거품’ ‘중국이 말하지 않는 중국 경제의 진실’(2012년) [기사제공 :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