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세계의 공장이라고도 하죠. 온갖 공산품들이 값싼 노동력을 기반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으니까요. 제품도 많고 종류도 많아요. 우리나라에 있는 대부분의 단순 제품들은 대부분 중국산이죠.
거대한 공장, 세계의 도매시장 중국을 다녀왔습니다. 테마는 시장탐방. 다녀온지 한참 됐는데 이제서야 포스트를 올리네요. 4월 14일 인천항에서 배타고 출발해 20일 다시 인천항으로 배타고 들어왔습니다. 이제 그 여정을 올립니다.
------------------------------------------------------------------------- 14일 오전 9시 반 동인천역으로 갔습니다. 여기서 연안부두 가는 버스를 탑니다. 12번이나 24번을 타면 여객터미널로 가죠.
그런데 왜 배를 타고 가냐고요? 음, 배값이 싸니까요. 인천연안부두를 가면 여기저기 보따리 상인들이 눈에 띕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면서 자그마한 무역을 하는 사람들이죠. 이런 일은 비행기로 절대 못한다고 합니다. 항공료가 너무 비싸기 때문이죠. 시장탐방이라는 취지에 맞게 우리도 배를 타고 가는 겁니다.
연안여객터미널 안에는 수협은행이 있습니다. 여기서 환전을 하실 수 있고요, 약국도 있으니 배멀미가 걱정되는 분들은 멀미약을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슈퍼와 스넥코너에서 간단히 간식을 해결하실 수도 있습니다.
자 시간이 되었어요. 배에 탔습니다. 배는 네델란드에서 건조한 '자정향'이라는 세미 크루즈입니다. 16000톤급으로 정원 392명이죠. 승객의 많은 수가 보따리 상인과 관광객입니다.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상인들이 단골 손님이고 이들이 묶는 객실의 복도는 널어놓은 빨래들이 이색적입니다.
아무튼 배라고는 부산에서 제주도 가는 배를 11시간 타본게 가장 긴데, 이번 여행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울 것 같네요. 장장 25시간을 타고 가야 땅에 발을 디딜 수 있으니까요. 배는 얼마나 흔들릴지, 그리고 그 시간동안 뭐를 해야 재미있을지, 밥은 잘 나올지 등등... 남는 게 시간이니 배를 둘러보기로 했습니다. 이 포스트를 보는 분이나 배를 타고 중국을 가고 싶은 분들에게 괜찮은 정보가 될 것 같네요.
여객선 전체 모습입니다. 맨 위 그림은 측면에서 본 그림입니다. 그 밑에는 위에서 본 7층 모습, 아래는 6층, 5층, 4층입니다. 객실은 4층과 6층에 객실이 있습니다. 5층과 7층에는 편의시설과 오락시설이 있습니다. 먼저 객실 모습을 볼까요.
객실은 깔끔한 편입니다. 안내문에 따르면 리모델링 공사 때문에 임시 침대를 놓았다고 하네요. 2인실을 4인실로 바꾸는 공사를 한다고 합니다. 여객선의 객실에는 4인실과 6인실이 있습니다. 4인실에는 2층 침대와 더블침대가 있습니다. 6인실은 더블침대가 있는 방이 있고, 따로 객실안에 또 4인객실이 있는 구조이더군요.
샤워실과 화장실이 같이 있는데, 좀 비좁은 편입니다. 온수는 콸콸 잘 나옵니다. 화장실이 좁아서 큰일 볼 때 불편한데 바깥에 또 큰 공중화장실이 있으니 정 불편하면 그곳을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이제 갑판으로 가볼까요.
갑판은 7층에서 나갑니다. 큰 목욕탕 같은 수영장도 있네요. 아직은 추울 때라서 그런지 물은 없습니다. 사실 여기에 물이 들어간다고 해서 수영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 같아요. 이날 바다는 조용한 편이었습니다. 흔들림도 처음 출발할 때 좀 느꼈고 항구를 벗어나 큰 바다를 나갈 때도 편안하게 느꼈습니다. 오히려 갑판에 올라오니 매연 냄새가 좀 나는 데 그렇게 심하지 않네요.
스물다섯시간을 배를 타고 가는 동안 무척 지루하겠죠. 객실에 위성TV가 나오니 TV만 보면서 시간 보낼 수도 있겠지만 그것도 한두시간이죠. 그래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기웃거려 보았습니다. 중국인들은 휴게실에서 마작판을 벌이면서 놀더군요. 물론 한국인들은 주로 고스톱을 치고요. 일전에 상하이 갔을 때도 길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장면 중의 하나였죠. 중국인들에게 마작 놀이는 흔한 오락거리인가 봅니다. 2000년에는 제주도가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중국인 마작관광대회를 열기도 했죠. 하지만 그게 얼마나 효과가 있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마작과 함께 카지노에서도 많은 사람들을 볼 수 있었죠. 카지노에는 슬롯머신기가 대부분이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기계앞에서 돌아가는 기계를 응시하고 있었습니다. 저는 살짝 구경만 하고 나왔습니다.
바도 있는데, 맥주와 소주, 그리고 안주를 팔고 있었습니다. 중국으로 가는 배라서 면세품으로 팔면 좀 싸지 않을까 싶었는데, 그렇게 싸지는 않네요. 바의 중앙에 무대가 있는 것으로 봐서 가라오케로 활용되기도 하나봅니다. 밤에 가보니 싸이키 조명 아래 춤판이 벌어졌더군요. 한켠에는 단순 오락기가 있습니다. 슈팅 게임과 테트리스 게임이 있었습니다. 아 고스톱도 있었습니다.
만화도 대여해 줍니다. 보증금을 걸어야 하는데 1만원 정도였나봐요. 물론 보증금이니 만화책을 반납하면 그대로 돌려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상영도 합니다. 영화관은 카지노 옆에 있는데, 객석은 한 50석 정도였죠. 이 날에는 보시다시피 <조폭마누라3>와 <거룩한 계보>가 하더군요. 앞사람 머리 때문에 영화보기가 좀 불편했는데, 시간 때우기에는 좋습니다.
바의 입구에는 인터넷을 할 수 있는 PC가 4대 정도있습니다. 사용료는 1시간 1000원입니다. 인터넷과 게임을 할 수 있네요.
먼저 온수공급처. 처음에는 희한하다 싶었죠. 각 객실이 있는 층마다 하나씩 있습니다. 정수기통이 배치되어 있네요. 뜨거운 물도 나옵니다. 컵라면 먹고 싶은 사람은 여기서 물을 구할 수 있습니다. 식기도 세척할 수 있네요. 코펠을 가져가면 라면도 끓여 먹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거기까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세탁실. 세탁실에는 2대의 보통 세탁기가 있습니다. 곳곳에 빨래가 널려 있던데, 이게 설마 여기 직원들 빨래가 무책임하게 널려 있는 것인지 아니면 이 배를 자주 이용하는 상인들의 빨래인지 알 수가 없네요. 하지만 세탁실이 유명무실하지 않고 열심히 돌아가고 있다는 산 증거가 아닐런지요.
그리고 잡화점에는 대부분 한국과자와 컵라면이 있네요. 음료수도 한국 음료수고요. 가격은 평범합니다(한국 가격 받습니다). 재미있는 일이죠. 직원들 대부분은 중국인인데, 파는 제품이나 가격은 한국가격대라니(자판기 커피가 300원)... 면세점은 점심식사시간과 저녁 식사 시간에만 문을 열었습니다. 주로 담배와 술이 많이 나간다고 하는군요. 특히 주류의 경우 공항에서 사는 것보다 항구에서 사는게 많이 싸다고 합니다.
돌아다니다 보니 희한한 장소를 발견했습니다. 바로 체력단련실. 그런데 체력단련실이라기 보다는 이불 널어놓는 장소 같더군요. 역기 위에도 빨래, 자전거 위에도 빨래, 런닝머신 위에도 빨래... 이거는 체력단련실이 아니라 빨래 건조실이라고 하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제가 찾아갔을 때도 이용하는 사람이 없더군요.
그 근처에 사우나실도 있더군요. 별 기대는 안했습니다만, 습식사우나가 있네요. 2명 정도 들어갈 수 있고 3명 들어가면 꽉 찰 정도로 작은 사우나입니다. 목욕탕 같은 것은 없고 샤워는 할 수 있는 샤워장이 작게 있습니다. 역시 3명 정도 샤워할 수 있습니다.
식당은 규모도 크고 청소상태도 깔끔합니다. 식당 입구에서 식권을 구입하고 식권을 내면 밥과 국이 마련된 식판이 배급됩니다.
배에서 먹는 식사는 어떨까요. 한국인들을 위해서는 한국반찬을 준비해 두었네요. 밥과 국은 배식이고 반찬은 뷔폐식으로 자기가 알아서 덜어가도록 했습니다. 맛은... 그냥 그저그렇습니다. 배를 채우자고 먹는 거지 맛을 보자고 먹는 건 아니라는 느낌으로 먹는 거죠.
대충 배를 둘러보았습니다. 자정향, 마음에 드시나요?
다음 포스트는 대련에서의 하루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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