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요리 ★
"넓고도 깊어라" 중국 두부의 세계
니하오92
2018. 3. 5. 16:09
"넓고도 깊어라" 중국 두부의 세계
- ONBAO 2015.04.21 12:34
하지만 나는 술이 약하다. 남 속도 모르고 백주를 잘 마신다고 소문이 나는 바람에 어디를 가도 백주를 줘서 곤욕이었다. 처음 만나 “술이 약하다”고 말하고 적당히 사양해도 실례가 안 된다는 사실을 몇 해가 지나서야 알았다.
음식도 비슷한 경우가 있었는데 취두부(臭豆腐)가 그런 경우다. 직업상 처음 보는 음식은 안 가리기 때문에 취두부를 처음 봤을 때 호기심이 발동해 냉큼 받아먹다 보니 중국 10대 셰프로 꼽히는 스승이 그 자리에서 취두부가 든 병을 세 개나 선물로 줬다. 그 후 중국 친구들의 취두부 선물이 이어져서 아직도 집에 가득하다. 밀봉을 잘 했지만 워낙 강한 향이라 찬장을 열면 쿰쿰한 냄새로 지독하다.
오랫동안 양식당에서 일하다 보니 어지간한 숙성 치즈들마저도 맛있게 즐기는데 처음 접한 취두부의 발효 향만은 적응이 어려웠다.
한국에서는 순두부, 연부두, 유부, 일반 판 두부, 유바(두유를 80도로 유지하면 생기는 얇은 막) 이외의 두부 종류를 찾아보기 어렵다. 중국은 매우 다양하다.


중국 두부 중의 백미는 발효 두부라고 생각한다. 상했다고 생각할 정도로 발효 두부는 치즈와 비슷한 질감과 향을 가지고 있다. 서양의 치즈와 닮은 점이 많아 신기할 따름이다. 발효 두부도 여러 종류가 있다. 관광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취두부, 장두부(醬豆腐), 모두부(毛豆腐)가 대표적이다. 한국은 된장에 넣어 발효시킨 두부가 있긴 하나 발효 향이 중국 것보다 강하지는 않다.


한국 관광객이 길거리에서 파는 취두부를 먹는 것을 가끔 본다. 발효시키면서 좋지 않은 첨가제를 넣는 곳도 있어 취두부를 맛보실 분들은 생산 내력도 모르는 길거리 취두부보다는 청결한 식당을 찾아서 맛보길 권장한다.
- 칼럼작성자
- 안현민 셰프의 베이징 밥상